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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lated by "SophiE"

 

원작 '높은 성의 사나이'
= 필립 K. 딕 =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패배한 후

 

일본이 태평양연안국가연방과
로키산맥연방을 지배하고

 

독일은 미합중국을
지배하는 60년대를 그린 픽션

 

높은 성의 사나이
(The Man in the High Castle)

 

새로운 날이
밝았습니다

 

동쪽에서 태양이
떠오릅니다

 

전국의
남성과 여성들이

 

공장과 농장으로
일을 하러 갑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모두가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 저마다 부국강병을 위한
역할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날 우리의 용감한
지도자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우리는 더욱 강하고
위풍당당해졌습니다

 

우리 자랑스러운 조국에
새로운 날이 밝았습니다

 

앞으로 위대한 나날들이
펼쳐질 것입니다

 

'승리 만세'
(Sieg heil)

 

대독일 제국
(뉴욕, 1962년)

 

당신이 관리자인
워렌 씨인가요?

 

그렇네만

 

- 조 블레이크입니다
- 그래서?

 

일자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누가 알려줬지,
조 블레이크?

 

이름은 모릅니다

 

이것만 받았죠

 

그래서 나한테
보낸 거란 말이지

 

- 몇 살인가, 28?
- 27입니다

 

27이라

 

여기서 대체 뭘 하잔 말인가,
조 블레이크?

 

나라를 되찾고 싶습니다

 

되찾고 싶다고?
가진 적도 없잖아

 

네?

 

폭탄이 투하됐을 때 자넨
겨우 손가락이나 빨던 나이야

 

자네가 아는 조국은
그저 거지 소굴일 뿐이지

 

아버지께서 전쟁 전의
모습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 자네 아버지가?
- 모두 자유를 가졌었다죠

 

네가 스파이가 아니란 걸
어떻게 알지?

 

- 스파이요?
- 저항군들...

 

남아 있는 자들도
스파이로 득실대지

 

내 벗들의
절반이 죽었어

 

그래서 너 같은 꼬맹이를
내려보내는 모양이군

 

전 스파이가 아닙니다

 

나치들이 자네를 잡으면
무슨 짓을 할지 알고 있나?

 

죽는 것은
두렵지 않아요

 

나도 그래, 사실
안도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고통은 어떤가?

 

- 고통이요?
- 그래

 

네 손톱을
하나하나씩 뽑아 내거나

 

아니면 불알을
호두처럼 쪼개 버린다면

 

그럼 아버지의 얘기 따윈
신경도 안 쓰고

 

군인에게 내 이름이나
원하는 건 뭐든 불어 버리겠지

 

그렇게 두렵다면
왜 여기 계신 거죠?

 

난 전장에 있었어

 

버지니아 비치에서 내 친구의
뇌수가 튀어나오는 걸 봤지

 

넌 단지 날 잡히게 하려는
조그만 애새끼일 뿐이야

 

네, 전 고통을
두려워 할지도 몰라요

 

전쟁터에서 죽은
친구도 없고요

 

진짜 자유가 뭔지도
잘 몰라요

 

하지만 전 애새끼도 아니고
스파이도 아닙니다

 

그저 올바른 일을
하고 싶은 것뿐이에요

 

그러니 일을 시킬지
말지 알려주세요

 

아우토반을 이용해

 

그리고 여기,
'캐논 시티'에서 멈춰

 

중립 지대네요

 

얘가 '지도'도
읽을 줄 아네?

 

- 거기서 뭘 하죠?
- 기다려

 

연락책이 안전하다고 느끼면
너에게 접근할 거야

 

안전하지 않으면요?

 

나치가 와서
널 죽이겠지

 

- 이건 뭐죠?
- 벤제드린(각성제)

 

가다가 졸릴 때
한 두 알 먹어

 

- 멈추면 안돼
- 이래서 당신이 '닥터'군요?

 

애라서 빨리 배우는군

 

그냥 저한테 직접
말씀하셔도 돼요

 

쓰는 방법은 아나?

 

- 어디에 써야 하죠?
- 운이 좋으면 안 쓰겠지

 

사용법은 알아, 몰라?

 

알아요,
영화에서 봤어요

 

조준하고 쏘는 거죠

 

제가 옮길 짐은요?

 

- 독일산 커피 머신이지
- 그런 뜻이 아니에요

 

호기심이 지나치면
어떻게 되는지 들었나?

 

그냥 커피 머신이야,
이제 어서 가

 

돌아오면 다시 만나요

 

다신 볼 일 없어,
그게 우리 방식이지

 

행운을 빈다, 꼬맹이

 

이런, 가!
어서, 어서!

 

무기를 내려라!

 

어서 내려!

 

어서 숨어, 어서!
엎드려!

 

엎드려!

 

어서 가!
출발해!

 

여기서 어서
나가라고!

 

엎드려라!

 

놈이 도망친다!
가서 잡아!

 

가자, 어서!

 

빨리! 가!

 

빨리, 닥터!

 

저리로 가!
흩어지자!

 

스미스 친위대장님

 

트럭은?

 

사라졌습니다

 

그만!

 

괜찮은가?

 

자존심에만
상처 입을 뿐이다

 

이것이 합기도의 미(美)이다

 

합기도는 적을
해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합기도는 공격이 아닌
방어를 위한 것이다

 

합기도는 힘이 아닌
기술을 요하며

 

상대의 공격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도 자기 덩치의
두 배인 남자를 이기는 것이다

 

- 크레인 양, 축하합니다
- 고마워요, 도니

 

그냥 '줄리아나'라고
불러도 괜찮아요

 

목걸이가 정말
예쁜네요

 

고마워요, 남자친구가
만들어 줬어요

 

예술가인가 봐요?

 

그랬었죠

 

줄리아나, 혹시...

 

제가 차 한잔
대접해도 될까요?

 

엄마가 기다리셔서
안될 것 같아요

 

내일 수업 전은 어때요?

 

태평양연안국가연방
(샌프란시스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용담 뿌리랑
터리풀 좀 주세요

 

- 손님이 쓰시게요?
- 어머니 거예요

 

- 언니!
- 관절염이 있으세요

 

여기 있을 거 같더라

 

- 트루디, 돌아 왔구나
- 아주 온 건 아니야

 

엄마한테는
말하면 안돼, 알았지?

 

어디 있었어?
몇 주나 연락하려고 했는데

 

마을 밖에서
일이 있었거든

 

- 일자리 얻었어?
- 그러게

 

- 믿을 수 있겠어?
- 물론이지

 

- 무슨 일인데?
- 내가...나중에 설명할게

 

- 나 가야해
- 기다려

 

이렇게 그냥 인사만
하려고 온 거야?

 

트루디, 나 믿잖아
무슨 일이야?

 

항상 언니가 나를
지켜줬었지만

 

이젠 안 그래도 돼

 

그래, 어째서?

 

까닭을 알았어

 

'까닭'이라니?

 

모든 것에 관한 까닭

 

잘 지내야 해, 언니

 

여기 있습니다

 

- 6엔 입니다
-고마워요

 

오늘의 초대손님은
시카고의 '글렌 피클'씨입니다

 

글렌 씨, '게스 마이 게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고맙습니다, 필
이 자리에 와서 기쁘네요

 

원래 플로리다
출신이시라고요?

 

저 군복 좀 봐,
눈 뜨고 못 봐주겠군

 

그럼 딴 데로 돌려

 

그럼 무슨 게임인지
알 수가 없잖아요

 

- 이거 드세요
- 이게 뭐니?

 

- 약재상에서 사왔어요
- 그 일본 가게?

 

- 중국산 약초예요
- 일본 차에 일본 가라데

 

'가라데'가 아니고
'합기도'예요

 

일본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구나

 

네 아빠를
죽인 놈들이잖아

 

나카무라 선생님은
좋은 분이세요

 

아비를 죽음으로
내몰았는데

 

하나뿐인 딸은
그런 놈들을 좋은 사람이라니

 

운동하는 건
좋은 일이야, 앤

 

사고 당한 후는
더 그렇지

 

분명한 건 아빠가 무덤에서
노할 일이라는 거야

 

가야겠어요

 

간다고?
방금 왔잖아

 

- 프랭크가 기다려요
- 코트 가져다 주마

 

좋습니다, 글렌

 

당신의 게임은 나치 청년단에
있을 당시 훈련받았던 것인가요?

 

네, 맞습니다

 

- 나 왔어
- 응, 어서와

 

- '에드'는?
- 오는 중이래

 

야즈, 사케 칵테일로요

 

- 그게 뭐야?
- 별거 아니야

 

- 보여줘
- 싫어

 

- 아직 미완성이야
- 그러지 말고

 

그냥 새로운
디자인이야

 

프랭크,
이거 혹시 나야?

 

설마 못 알아볼
정도면 내가 곤란한데

 

- 마음에 들어
- 그래?

 

자긴 정말 멋져,
작품을 팔면 좋을텐데

 

전쟁에서 놈들이 이겼고
현대 미술은 악행이라잖아

 

수업은 어땠어?

 

직접 봤으면
내가 자랑스러웠을 걸

 

난 항상
네가 자랑스러워

 

엄마랑 있을
때보다 훨씬 낫네

 

내가 적의 사악한 것을 배우니
무덤에서 곡할 노릇이긴 하지

 

그건 당연하지

 

합기도는 아빠를 죽인
놈들이랑은 정반대라고

 

아름다운 거야

 

이제 몸도 좋아졌으니
직업을 구할 때인지도 몰라

 

나도 노력 중이야,
그럼 그다음엔?

 

그다음엔 결혼하고
아이도 갖는 거지

 

정말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어?

 

누군가는 해야지

 

우리 할아버지가
유대인이라 두려운 거지?

 

자기는?

 

그래, 맞아
나도 두려워

 

불공평해, 만약 누가
사실을 알아내면 어쩌지?

 

놈들은 우리가 가진 걸
전부 빼앗아갔어

 

남은 것조차
빼앗게 놔 둘 거야?

 

좋아

 

그만 좀 떨어져라
잘 지냈어, 줄스?

 

- 스웰, 잘 있었어?
- 멋졌지

 

휘트 비어 주세요,
시원한 걸로

 

괜찮아?

 

그럼

 

저 새끼 좀 보게

 

빌어먹을 하루도 TV에
안 나오는 날이 없네

 

저 새끼 TV에 마지막으로
안 나왔던 때 기억나?

 

1952년, 'VA 데이'

 

됐어, 집에 갈래

 

벌써 가?
나 방금 왔는데

 

- 같이 가
- 아냐, 그냥 있어

 

나중에 봐,
이건 내가 가질래

 

이런

 

- 저거 봤어?
- 뭘?

 

히틀러 말이야,
오른손을 주머니에 넣었어

 

왜 그런지 알아?

 

불알이라도
갖고 놀려고?

 

파킨슨병에 걸려서
손이 미친 듯이 떨리거든

 

놈이 얼마나 더
살 거 같아?

 

- 글쎄, 일 년?
- 길어도 6개월이야

 

그럼 괴벨스나 히믈러가
뒤를 잇겠지

 

이번엔 수소폭탄으로
워싱턴만 날리고 끝내진 않을 걸

 

서부 해안을
몽땅 쓸어버릴 거야

 

 

언니

 

트루디

 

이거 받아

 

- 이게 뭐야?
- 빨리 받고 들어가

 

- 이게 뭐냐니까?
- 벗어날 방법

 

거기 서라!

 

어서 찾아!

 

프랭크

 

안녕

 

이게 뭐야?

 

뉴스 영화 필름이야

 

그런 것 같네

 

우리가 전쟁에서
이기는 모습이 나와

 

하지만 우린 졌잖아

 

놈들이 우리한테
말한 건 그렇지

 

- 맙소사, 나 이거 알아
- 뭔데?

 

- '높은 성의 사나이'야
- 누구?

 

에드가 말해 줬어

 

이런 반파쇼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래

 

타임 스퀘어에 있는
미군을 만들었다고?

 

- 실감난다는 거 알아
- 그래

 

진짜니까
실감 나는 거야

 

하지만 이건
말이 안되잖아, 안 그래?

 

이게 뭐든 히틀러가
파기를 명령했어

 

그냥 멍청한 영화라면
왜 그랬을까?

 

이건 소지만 해도
반역죄에 해당돼

 

어디서 구했어?

 

- 트루디가 줬어
- 트루디?

 

대체 이걸로
무슨 짓을 한 거야?

 

나도 몰라

 

모르겠다고

 

트루디는 죽었어

 

뭐?

 

놈들이 길에서
총을 쐈어

 

이런

 

정말 유감이야

 

경찰한테 가자

 

트루디를 쏜 게
바로 경찰이었어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고 말해야 해

 

- 그냥 이복 동생일 뿐이라고
- 안돼, 그럴 순 없어

 

트루디가 준 게
뭔지도 몰랐잖아

 

- 넌 황국신민이니 협조해야 해
- 이것 때문에 걔가 죽었어

 

넌 몰랐던 거라고
생각하게 만들지 않으면

 

너도 죽일 거야

 

트루디가 바란 게
그거였을까?

 

지진이 아프리카
식민 지역을 뒤흔들었고

 

유태인 테러단체가
발트해 연안을 공격함에 따라

 

달콤한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전국 1위를 한
곡은 무엇일까요?

 

- 잠은 좀 잤어?
- 별로

 

그게 뭐야?

 

10시 30분 발(發)
버스 티켓이야

 

콜로라도 주(州), 캐논 시티?

 

트루디가 마을 밖으로
나갈 거라고 했었어

 

뒷면에 뭐라고
써둔 게 있어

 

'선라이즈 식당, 12:5'
이라고 돼있네

 

- 12시 5분?
- 그런 거 같아

 

나한테 일을
구했다고 했거든

 

트루디가 저항군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거야

 

- 가자
- 어딜?

 

경찰서에
데려다 줄게

 

- 같이 갈 필요 없어
- 당연히 가야지

 

프랭크, 경찰이랑
엮일 생각 하지 마

 

- 줄스, 심각한 일이야
- 나도 알아

 

그러니 자기가 상관하지
않는 게 더 나아

 

- 나도 가야겠어!
- 꿈도 꾸지 마

 

약속해,
내가 알아서 할게

 

그리고 엄마랑 아놀드한테
무슨 일인지 말해야지

 

알았어, 미안해

 

자기가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지 몰라

 

그 일 이후에 자기가
다시 회복하게 도와줬어

 

널 무너뜨릴 수
있는 건 없어

 

심지어 버스라도

 

좋아

 

- 오늘 밤에 만나
- 그래

 

- 크레인
- 도니

 

오늘 아침에
차 마시기로 했죠

 

네, 그랬죠

 

그런데...

 

미안한데 약속이
있는 걸 깜빡했어요

 

다음에 마셔도 될까요?

 

네, 그러죠

 

고마워요

 

나치 독일 대사관
(태평양연안국가연방)

 

황태자께서 여기서
연설을 하신 후

 

제가 따로
황태자 부부를 모시고

 

차를 드실 방에
들어갈 겁니다

 

타고미 상,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죄송하지만 이 방의 가구는
황태자 내외분께 어울리지 않네요

 

장관님, 이것들은 총통께서 가지신
것만큼 좋은 가구입니다

 

기꺼이 교체해 드리죠

 

알맞은 가구에 관한
자료를 보내주신다면요

 

그러죠, 고맙습니다

 

대사님도 고맙습니다

 

대사관에 황태자 내외분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독일과 일본의 돈독한
관계를 보여주는 일이죠

 

빌어먹을,
방금 뭐였죠?

 

'츠지(土)'가
없어서 그래요

 

'츠지'?

 

오행(五行) 중의 한 가지죠

 

중국에서
유래된 것들인데

 

사물 속에 행운과 불운을
가져오는 혼이 깃들어 있대요

 

멍청한 미신에
치우친 헛소리군

 

왜 총통께서 저들이 대륙 절반을
지배하도록 허락하신 건지 모르겠어요

 

'허락하셨지'만
그게 얼마나 오래갈까요?

 

저 나치가 우리를
무시하는군요

 

자기 눈에 보이는
것밖에 알지 못하지

 

장관님께서 골치 아프게
되신 것 같습니다

 

불안정한 시대야,
코토미치

 

히틀러 총통이
매우 위독하다지

 

분명 후임자도 양측의
평화 협력 정책을 이을 겁니다

 

주역(周易)을
찾아 봤네

 

29번째 육각별을
나타내더군

 

'암흑, 주목하라'

 

젠장!

 

히틀러 만세!

 

엉망이군, 워렌

 

여기

 

좀 나은가?

 

이거 끝이
좋지 않을 거야

 

시작도 별로였어

 

나한테 전할 중요한
얘기가 있다던데

 

- 트럭의 목적지
- 그렇군

 

듣고 있네

 

- 알라바마 주(州)
- 알라바마?

 

버밍햄

 

실린 물건은?

 

커피 머신

 

총을 쏜 자가
커피 머신을 지키려 했다고?

 

훔친 물건들이라
감옥에 가기 싫어서 그랬지

 

당신은 저항군의
뉴욕 동부 지도자야

 

한 달 전 물건 하나를
가로챈 후부터 쭉 알고 있었지

 

이게 너희들의
상징이잖아, 안 그런가?

 

트럭이 어디를
향하는지는 우리도 알아

 

뭘 싣고 가는지도

 

그렇게 잘 알면
나한테 뭘 바라나?

 

원하는 게 뭐야?

 

뭘 원하냐고, 응?
뭘 원해?!

 

이런, 망할

 

펑크가 났나요?

 

연장이 없어서
곤란하네요

 

내가 하나
가지고 있소

 

도와드리죠

 

고맙습니다

 

됐습니다,
문제없을 거요

 

천천히 움직여요

 

좋아, 멈춰요

 

다 된 것 같군

 

정말 감사합니다

 

다섯 시간쯤 가도
열린 식당은 없을 거요

 

배고프면 마누라가
싸준 샌드위치가 좀 있소

 

- 그래도 될까요?
- 그럼, 물론이지

 

통행증부터 봅시다

 

네, 그러죠

 

에그 샐러드인데
입맛에 맞길 바래요

 

- 좋죠
- 그럼 봅시다

 

- 장거리 트럭 일은 처음이오?
- 어떻게 아셨죠?

 

수리 장비도 없는 건
신입들이나 하는 실수죠

 

뉴욕을 벗어나 전국을
다니는 것도 처음이에요

 

자, 여기 있습니다

 

팔에 새기신 문신 좀
봐도 될까요?

 

이거

 

'사나운 군인은
장미도 죽이는 법'이지

 

- 군인이셨어요?
- 옛날 일이오

 

전쟁에 졌잖아요

 

이젠 뭘 위해 싸웠는지
기억도 안 나요

 

당신의 아버지도
참천 용사인가?

 

 

착한 아들을 둬서
자랑스러우실 거요

 

아버지랑 친하진 않지만
직장을 구한 건 큰 의미겠죠

 

이게 뭐죠?

 

- 병원 때문이죠
- 병원이요?

 

화요일마다 불구자나
말기 환자들을 화장해요

 

제국에 방해만
된다 이거죠

 

다 됐습니다,
조심해서 다녀요

 

아버지를 뿌듯하게
해 드려야지

 

승객분들께서는
출발 전 표를 소지하십시오

 

도와드릴까요?

 

이런! 여기 있었군

 

- 누구세요?
- 트루디에게 가방을 준 사람

 

- 트루디는?
- 죽었어요

 

간밤에 길에서
총에 맞았죠

 

맙소사

 

당신이 그 애를
끌어들였나요?

 

그렇소만,
당신은 누구요?

 

언니예요

 

- 필름 주시오
- 제가 트루디 대신 갈래요

 

그들이 기다리는 건
트루디지 당신이 아니오

 

- 제가 트루디라고 하죠
- 너무 위험해요

 

그럼 내 동생은
아무 의미 없이 죽었나요?

 

그렇지 않소

 

- 정의를 위해 죽었소
- 정의라고요?

 

엿 같은 소리
집어치워요

 

도착해서
뭘 하면 되죠?

 

말해요

 

기다리세요

 

기다리라고요?

 

안전해지면
그들이 접근할 거요

 

이 필름은
도대체 뭐죠?

 

돕고 싶으면
아무것도 묻지 마요

 

베인스 씨,
노부스케 타고미요

 

타고미 씨, 만나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스웨덴과의 관계는
태평양 지역에 중요하지요

 

제 동료인 코토미치가
짐을 맡아 드릴 겁니다

 

고맙습니다

 

비행은 어떠셨나요?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두 시간이 안 걸렸죠

 

독일의 기술력이란

 

우리 입장에서
경쟁은 꿈도 못 꾸죠

 

기술이 위대한 문명의
척도는 아닙니다

 

용서하세요

 

신분을
확인해야 해서요

 

물론이죠

 

스웨덴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말을 듣지만

 

전 가본 적이
없습니다

 

수출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데 두렵군요

 

고맙습니다

 

어깨가 많이
무거우시겠죠

 

역점(易占)을 쳐 봤어요

 

당신이 굴리는
그 패들 말이군요

 

- 만남을 찬성하더군요
- 다행이네요

 

우리가 대화하는 걸 알면
양측 정부가 각각 처형하려 하겠죠

 

당신이 만나야 할 사람이
이틀 뒤 도쿄에서 올 겁니다

 

황태자 부부와
다니는 중인가요?

 

베를린에서
가져온 소식은요?

 

총통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괴벨스와 히믈러가
권력 다툼을 하고 있어요

 

둘 다 평화를
추구하진 않죠

 

공식적으로는
서로 부인하지만

 

둘 다 미(米) 영토 분할은
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도 폭탄을
투하한 적 있으니

 

또다시 그러는데
주저함이 없을 거예요

 

그러면 전쟁이겠군

 

일단 총통이
돌아가신다면

 

두말할 나위 없죠

 

그리고 이곳은 지도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게 될 겁니다

 

뭐 때문에 그리
울적해하시나요?

 

책에서 우리의 만남을
찬성했다면서요

 

운명은 변합니다, 웨게너

 

운명이란
인간의 손에 달렸죠

 

유일한 희망이
뭔지 알지?

 

그래, 희망이
없다는 거

 

틀렸어,
바로 롬멜(Rommel)이야

 

- 롬멜?
- 그래

 

쥐새끼 같은 괴벨스나
히믈러, 괴링은

 

그저 호시탐탐
히틀러가 죽기만 바래

 

이 '사막의 여우'가
놈들을 다 쓸어버리는 거야

 

롬멜은 물러났잖아

 

하지만 아직
70대 초반이야

 

'콧수염' 난 양반보다
훨씬 건강하다고, 안그래?

 

그럴지도

 

- 잠깐만 맡아 줄래?
- 그래

 

- 맷슨 씨?
- 왜, 프랭크?

 

혹시 제 디자인을
봐주실 수 있나 해서요

 

겨우 오늘 아침에
나한테 줬잖아

 

네, 그리고요?

 

그리고 때마침
내가 막 훑어봤지

 

- 꽤 멋지더군
- 감사합니다

 

하지만 너무
퇴폐적이야

 

방금 멋지다고
하셨잖아요

 

어떻게 장신구가
퇴폐적일 수 있어요?

 

일본은 골동품같은
물건들만 좋아한다고

 

아무도 장신구를
팔 시도조차 안했잖아요

 

그럴 사람 없어

 

이봐, 프랭크
현실로 돌아와

 

자넨 좋은 직원이고
쉴 틈 없는 직업이 있잖아

 

축복에 감사하라고

 

- 자리 좀?
- 앉으세요

 

옆자리의 남자가
코를 골아서요

 

버스에선 못 자겠던데,
당신은요?

 

중립 지역에는
무슨 일로 가나요?

 

친구를 만나러요

 

분명 재밌는 친구가
있는 모양이군요

 

무슨 말씀이신지

 

여기에 다른
백인 아가씨가 보이나요?

 

한번 둘러봐요

 

피부 색, 종교, 배우자
모두 잘못됐어요

 

나치라면 다 잡아서
연기 속으로 날려 버리겠죠

 

하지만 일본은 그냥 태평양에서
마구 쏟아져 나오게 두더군요

 

로키 산맥으로
숨어들거나

 

좋을 대로 남미에
흘러들어가요

 

중립 지대는
어떤 곳인가요?

 

히틀러 총통이 보는
서부영화 본적 있어요?

 

똑같아요, 무법지대죠

 

물론 보안관은
제외하고요

 

보안관이요?

 

처음 가는 거군요,
그렇죠?

 

나치 요원인데
적을 추적해서 잡죠

 

그리고는 목을 매달고
산채로 불에 태워요

 

'케이티 오웬스'
라고 해요

 

아, 전...
'트루디 워커'예요

 

줄스?

 

줄스?

 

세상에

 

이봐요!

 

저 여자가
내 가방을 가져갔어요

 

잠깐! 멈춰요

 

잠시만요,
기다려 주세요

 

제발요

 

제발 부탁드려요,
저기 제 물건이 있어요

 

- 버스 출발합니다
- 안돼요

 

지키던 자는
어디 갔나?

 

찾아 오겠습니다,
친위대장님

 

히틀레 만세

 

왜 이 자를
혼자 내버려 뒀나?

 

의식이 없었습니다,
친위대장님

 

그래 보이는군

 

자네 임무는 대답을 할 때까지
이 자를 채찍질하는 거였지

 

친위대장님, 포로가
깨지 못 합니다

 

질문에
답을 하던가?

 

안 했습니다

 

그렇다면 계속
채찍질을 해야지

 

네 일은
고문하는 거야

 

죽을 때까지
때리는데 문제 있나?

 

- 없습니다
- 좋아

 

그럼 시킨대로 해

 

웃고 있군, 에릭

 

대장님께선 이미 답을
다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물론이지

 

포로는 그냥
죽이시는 거군요

 

그렇지

 

저항군 동료가
훼손된 시체를 보고

 

저자가 사실을 불지 않아서
당했다고 생각하게끔요

 

우리가 트럭의 행방이나
실린 물건을 모른다고 믿겠지

 

전 아직도 대장님께
배울 점이 너무 많습니다

 

- 프링크 씨?
- 네

 

키도 경위입니다

 

이봐요,
무슨 짓입니까?

 

왜 이래요?

 

줄리아나 크레인 양과
동거 중이시죠?

 

네, 맞아요

 

크레인 양은
어디 있습니까?

 

몰라요,
아침 일찍 떠났어요

 

합기도 연습이겠죠

 

합기도 연습이라

 

미션 스트리트에 있는
도장(道場)이죠

 

혹시 크레인 양의
이복 자매인

 

트루디 워커 양이
반역 활동을 한 거 아십니까?

 

트루디가요?
연락도 안 하는 걸요

 

줄리아나도
마찬가지예요

 

안 받으실 겁니까?

 

물론 받죠,
괜찮으시다면

 

늦었네요

 

이건 국가 안보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위증죄에 대한
벌은 무척 크죠

 

사실대로
말하는 겁니다

 

그만 가자

 

죄송한데
돈이 없어요

 

뭐라고?

 

지갑이랑 돈을
모두 도둑맞았어요

 

- 죄송해요
- 여긴 자선단체가 아니요

 

알아요, 저도
너무 당황스러워요

 

- 돈 낼 거요?
- 말씀드렸잖아요

 

대답이 틀렸어,
어떻게 돈 낼 거야?

 

- 전...
- 여기서 돈 안내는

 

사람들한테
어떻게 하는지 알아?

 

제가 낼게요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쪽 돈은 필요 없어요

 

- 난...
- 아니, 필요하지

 

2 마르크예요

 

여기요

 

- 부탁한 적 없어요
- 알아요

 

뭐 어쨌든,
천만에요

 

어디로 가나요?

 

글쎄요

 

내가 한 잔
사도 되겠죠?

 

먼저 건너요

 

아까 일은
고맙다고 해야겠네요

 

괜찮아요

 

항상 낯선 사람에게
도움을 주나요?

 

예쁜 사람한테는요

 

못 갚을 거예요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

 

- 안돼, 안돼!
- 이름이 뭐예요?

 

'트루디'요

 

만나서 반가워요, 트루디
난 '조'라고 해요

 

캐논 시티에 온 지는
얼마나 됐나요?

 

사실 이제 막
온 참이에요

 

당신은요?

 

그냥 지나가는 길이죠,
저기 트럭이 있어요

 

'트루디'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찾지 않았나요?

 

아뇨

 

그럼 진짜 그냥
얘기가 하고 싶었어요?

 

네, 왜요?
그렇게 이상해요?

 

아뇨, 괜찮아요

 

- 이런
- 왜요?

 

금방 올게요

 

저예요

 

여행은 어떤가?

 

- 막는 사람이 없네요
- 위장이 들키지 않았군

 

아버님께 말씀드리면
분명 자랑스러워하실 거야

 

감사합니다, 대장님
그러면 좋겠네요

 

히틀러 만세

 

히틀러 만세

 

translated by "SophiE"